2014년 10월 26일 일요일

19. 측정하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다.

"측정하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다."

브래드피트 주연의 머니볼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브래드피트는 메이저리그 만년 최하위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는 팀의 단장 빌리빈 역으로 나옵니다.


[그림 1] 머니볼 영화 포스터



양키스나 다저스 같은 돈 많은 구단과는 반대로, 오클랜드 팀은 재정적인 어려움에 허덕이는 팀입니다. 우수한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것을 꿈을 꿀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 브래드피트는 예일대 경제학과 출신의 수학 천재 피터를 영입하고, 그의 도움으로 팀의 승리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지표를 찾게 됩니다.
기존에는 야구선수들을 평가할 때 타율, 타점, 홈런 수, 도루 수 등을 활용했지만, 빌리빈과 피터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 라는 지표가 팀의 승리와 가장 연관성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출루율은 각 타자들이 포볼이건 데드볼이건 상관없이 1루까지 갈 확률입니다.
장타율은 가능한 멀리 쳐내서 1루 보다 2루 3루까지 갈 확률입니다.
결국, 안타를 쳤건, 포볼로 나갔건 상관없이, OPS (=출루율+장타율) 이 높은 선수들이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연관성이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이를 보고 많은 스카우터들과 감독들은 비웃었습니다. 그들은 "스포츠는 수학이나 통계가 아니라, 오랜 경험과 결정적인 순간에 필요한 직관적 판단력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빌리빈과 피터는 OPS 지표를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몸값이 싼 소외된 선수들을 영입합니다. 그리고, 그 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20연승의 대기록을 세우고, 지구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회사나 병원같은 성과를 추구하는 조직에서 지표를 통해 관리하는 데 중요한 인사이트를 줍니다.

조직을 운영하면서 KPI (Key Performance Index, 핵심성과지표) 를 활용하면 성과를 관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조직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사장이 직원들을 모아두고, 회의를 하면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노력하라고 독려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그런데 직원들은 사장의 말에는 동감을 하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영업 전선에 서 있는 직원들은 "환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자." 정도를 생각합니다.
반면, 전화를 받는 직원, 수납을 하는 직원은 전혀 갈피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할 일을 명시해주고, 그 진척 현황을 지표로 만들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KPI 의 기능입니다.

저희 병원에서 시도해보는 KPI 를 소개해 봅니다.
저희 병원 직원들의 KPI 는 환자가 병원을 찾아오는 경로를 기초로 설계했습니다.  
고객 (환자)은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마음에 드는 병원에 전화를 하게 됩니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고객의 질문에 간단히 대답을 하고, 상담실장과 통화를 하도록 연결해 줍니다.
상담실장은 전화로 상담을 하기도 하고, 고객을 병원으로 직접 찾아오게 해서 대면 상담을 합니다.
그리고 고객은 최종 입원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림2] 환자들의 입원 의사결정 경로



우선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 병원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정보를 얻는 사람을 100명이라고 가정합시다. (이 숫자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이 중 우리 홈페이지에 있는 정보가 마음에 들어서 우리 병원으로 실제 전화를 하는 사람은 일부일 것입니다. 이를 20명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데스크 직원이 전화를 받아 상담실장에게 전화를 연결시킬 때, 18명이 상담실장과 전화통화를 하게 됩니다. (2명 탈락)
이중 실제 병원에 내원해서 대면상담을 하게 되는 사람은 13명입니다. (5명 탈락)
상담실장과 대면 상담을 하고 최종적으로 입원 결정을 하는 사람은 10명입니다. (3명 탈락)
그림 2는 각 단계별로 고객 수를 푸른색으로 표현하고, 단계 사이에 탈락자 수를 노란색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계단식 분수와 비슷하다고 해서 Cascade chart 라고 합니다.


[그림 3] Cascade chart




이 차트를 통해서, 여러 단계 중, 탈락자 수가 많은 단계를 집중 관리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 단계에 있는 담당자에게 KPI 를 부여하게 됩니다.


[그림 4] 담당자 별 KPI (Key Performance Index, 핵심성과지표)


우선 홈페이지를 본 사람 중에 실제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일일 문의 전화수"와 "전화수 / 마케팅비용"의 KPI 를 부여합니다.
데스크 직원은 "전화 착신율" 과 "상담실장 연결 건수 / 문의 전화 건수" 의 KPI 를 부여합니다.
상담실장에게는 "내원 건수/ 전화상담 건수", 그리고 "입원 건수/ 상담 건수" 의 KPI 를 부여합니다.

이런 식으로 각 담당자에게 자신의 할일을 명확하게 지정해주고, 정기적으로 그 성적을 업데이트해 주면서 자신의 업무 수행의 정도를 피드백 해 주면 보다 효율적으로 직원들의 업무관리가 가능해집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면은 직원들 중 누가 잘 하고 있고, 누가 자신의 업무를 충분히 해 내지 못하고 있는지, 직원과 사용자가 객관적으로 공감하고, 의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댓글 1개:

  1. 알기 쉬운 설명 감사드립니다. ^^
    요양병원에 최적화된 kpi설계네요`
    저희병원도 알맞은 kpi를 조속히 설계해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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