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0일 금요일

16. 해변의 핫도그 장사에게 배우는 길목을 차지하기

탐은 해변에 핫도그 가판대를 차렸습니다. 해변에는 피서객들이 균일하게 분포하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탐의 핫도그는 가격도 싸고 맛도 좋아서 해변 피서객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림 1]
그림 1에서 붉은 네모는 탐의 가판대 위치이고, 붉은 화살표는 탐에게 핫도그를 사 먹는 고객들의 분포입니다. 

탐의  핫도그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고, 샘은 바로 옆에 핫도그 가판대를 차렸습니다.
탐과 샘의 핫도그는 맛도 똑같고 가격도 똑같다고 가정합시다. 

[그림 2]

그렇게 되자, 오른쪽에 있는 고객들(푸른 화살표)은 샘의 가판대에서, 왼쪽에 있는 고객들(붉은 화살표)은 탐의 가판대에서 핫도그를 사 먹게 됩니다. 가격과 맛이 똑같으니 걸어오다 먼저 만나는 곳에서 핫도그를 사게 되겠지요.

샘이 80%의 고객을 차지하는 것을 본 탐은 화가 났습니다. 가판대를 샘보다 오른쪽에 위치하게 됩니다. 이제 전세는 역전되어 탐이 보다 많은 고객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림 3]


샘이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다시 탐보다 오른쪽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이런식으로 계속하다 보면 정 중앙에 두 사람은 위치하게 되고 여기에서 평형 (Equilibrium)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림 4]


이런 일은 현실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선거 바로 전날 밤 가장 일치를 이룬다."는 말이 있습니다.
선거가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책은 선명성이 있습니다. 공화당은 보수적 정책을 추구하고, 민주당은 진보적 정책을 추구합니다. 소위 집토끼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선거철이 되면 정책이 중간으로 모여들게 됩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써는 민주당보다 조금만 오른쪽에 있어도, 오른쪽에 있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공화당보다 조금만 왼쪽에 있으면 왼쪽에 있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오른쪽 끝에 있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공화당 후보의 정책이 비록 마음에 안들더라도 민주당 후보의 정책보다 상대적으로 오른쪽에 있는 공화당을 찍을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림 5]


이 현상은 지난 대선 우리나라 정치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새누리당이 쏟아낸 정책을 보면 보수정당 맞나 싶을 정도로 복지 정책이 많았습니다.

미국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주유소가 한곳에 몰려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경쟁자들이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위치하면 좋을텐데 굳이 다닥 다닥 붙어 있는 이유도 나름 핫도그 장사처럼 최적의 위치에 위치해서 평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미국 고속도로에서는 맥도널드와 버거킹도 인접해서 위치한 것도 위의 모델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현상을 병원의 위치를 잡는데 적용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대치동에서 소아정신과를 오픈 할 때 학여울 역에 오픈했습니다. 학여울역은 대치동에서는 좀 외진 곳이지만, 잠실과 분당에서 대치동으로 유입되는 경로상으로 보면 길목에 위치한 장소입니다.
기존의 다른 병원들이 대치동 가운데 위치해 있을 때 저는 잠실과 분당에서 대치동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위치함으로써 잠실, 분당 환자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6]


비슷한 논리로 분당 미금역을 들 수 있습니다. 분당 미금역은 분당에서는 남쪽 끝에 위치하여, 좀 외진 곳일지 몰라도, 죽전, 수지 등에서 분당으로 유입되는 길목에 위치한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분당 미금역 사거리에는 같은 진료과 병원들이 4,5개 이상씩 몰려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미금역 사거리에서 동남쪽 사분면이 최적의 상권인 이유도 생각해 보면 재미있습니다.
수지 인구가 분당으로 들어올 때 버스에서 내리는 곳은 동남쪽,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 버스타는 곳은 서남쪽이 됩니다. 사람들은 도착하는 곳에서 볼일을 보기를 선호하고, 출발하는 곳은 구매 욕구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병원이 잘되고 안되고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위에서도 두명의 핫도그 장사가 맛과 가격이 같다고 가정을 했지만, 현실에서는 두 핫도그의 맛과 가격이 차별화된다면 위치만으로 치열하게 다툴 필요는 없겠지요. 마찬가지로 제 경험을 볼 때 잘되는 병원의 가장 큰 핵심 성공 요소는 의사선생님의 진료 및 서비스 수준입니다.


2014년 10월 8일 수요일

12. 소아과의 계절 변동성 (Seasonality)을 어떻게 해결하나?

"소아과의 계절변동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한 소아과 원장님이 질문하셨습니다. 
소아과는 겨울이나 환절기에는 감기 환자가 많아 특수를 누리는 반면, 여름에는 한산해서 경영적 어려움을 겪는다더군요.

그림 1. 소아과의 계절변동성


계절변동성이 있는 비즈니스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제가 운영했던 소아정신과도 비슷한 점이 있었습니다. 저는 대치동과 분당에서 두번 개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두 지역의 계절성의 패턴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대치동에서는 방학 때 환자수가 늘었던 반면, 분당은 신학기에 환자수가 늘었습니다. 

그림 2. 소아정신과의 계절성



















같은 소아정신과라도 지역에 따라 이런 패턴의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ADHD 아동들이 병원을 찾아오는 행동패턴의 차이가 원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치동의 부모님들은 아이가 ADHD인지 병식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학기중에는 학교와 학원 스케쥴로 바쁘다가 방학 때 마음먹고 아동의 집중력을 증진시키려고 병원을 찾아오는 듯 했습니다. 
한편 분당의 부모님들은 아이가 ADHD인지 병식이 없다가,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병원을 찾게 되는 듯 했습니다. 

이런식으로 시즌에 따라 매출의 변동이 심한 경우, 성수기 때는 돗대기 시장 분위기에서 일이 많아 힘들고, 비수기 때는 파리날리는 분위기에서 재정적으로 힘이 듧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결점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산업에서 배울 점을 찾는 것을 벤치마킹이라고 합니다. 계절변동성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때 가장 배울만한 산업은 스키장입니다. 스키장은 일년 중 겨울철만 운영이 됩니다. 스키장은 계절변동성을 어떻게 극복할까요?

첫째는 비용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고정비와 변동비를 나눠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고정비는 매출과 상관 없이 일정하게 나가는 비용입니다. 변동비는 매출이 높아지면 비례해서 같이 높아지는 비용입니다.
한번 뽑으면 함부로 해고할 수 없는 정규직 직원들의 인건비는 고정비입니다. 
반면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인건비는 변동비의 성격이 강합니다. 대학 스키 동아리 학생들은 겨울철에 스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키도 타고 싶은 니즈가 있습니다. 비수기인 여름철에는 이들은 알아서 학교로 복귀합니다.
스키장 입장에서는 정규직 직원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활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여름철 비수기에는 직원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겨울철 성수기에는 직원을 많이 고용하는 식으로 유지하겠지요.
병원이 바쁜 성수기 때 인력을 새로 뽑지 않고, 원장님 사모님들이 병원에 나와 일손을 돕는 것은 비슷한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둘째는 여름철에 놀고 있는 시설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고정비 중에 정규직 직원 인건비 말고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부동산입니다.
스키장들은 콘도와 컨벤션 센터 같은 부동산 자산을 여름철에는 회사 직원들 워크샵에 대여하는 식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스키장들이 여름철에 가족들을 위한 야외 바베큐를 할 자리를 마련한다던가 하는 상품들을 개발해서 여름철에도 제법 북적북적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캐나다 같은 스키 선진국의 스키장들은 더 적극적으로 여름철 비즈니스를 개발했습니다. 여름철에 스키장은 주변의 산을 활용해서 산악자전거, 레프팅, 글램핑, 그리고 마치 유격훈련을 연상하게 하는 체험 훈련 등 다양한 레포츠로 사람들을 유입하고 있습니다. 

세째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최적점을 찾아 운영하는 방법입니다. 
아래의 문제를 풀어보면 수익 극대화 최적점을 찾아내는 방법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문제
A 소아과는 3월부터 8월까지는 비수기입니다. 하루 평균 60명의 환자가 내원합니다. 
한편 9월부터 2월까지는 성수기입니다. 하루평균 환자수는 9월 80명, 10월 120명, 11월 170명, 12월 200명, 1월 180명, 2월 150명 입니다.

A 소아과는 직원이 현재 2명이 있습니다. 2명의 직원으로는 하루 평균 100명 정도의 환자를 보는 것이 최대치입니다. 원장님은 더 보고 싶은데, 직원들이 힘들어서 그만둔다고 해서 더 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11월부터 2월까지는 문앞까지 왔다가, 진료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A 소아과 원장님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3~8월은 100명을 볼 수 있는데 60명밖에 못 보니, 유휴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셈이고, 9월부터 2월까지는 직원이 모자라, 오는 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직원을 늘리자니 비수기 때 낭비가 심한 것 같고, 현재의 2명으로 유지하려 성수기 때는 잠재 고객을 포기하는 셈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풀이
우선 A 소아과의 환자수를 그래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여기서 제조업에서 쓰는 두가지 비용 개념을 차용해 봅시다. 
  • 재고 비용 (Inventory Cost): 상품이 쌓여 있는데 수요가 없어 못 파는 경우
  • 수주 잔량 (Backlog Cost): 수요는 있는데 상품이 없어 못 파는 경우

이 개념을 소아과에 적용시켜 본다면, 환자수에 비해 직원이 남아도는 경우는 재고 비용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월에서 9월까지가 재고 비용이 발생하는 때 입니다. 

한편 직원이 모자라서 오는 환자들을 돌려보내는 경우가 수주잔량에 해당된다고 하겠습니다. 10월에서 2월까지가 수주잔량이 발생하는 때 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푸른색 부분은 재고비용에 해당되고, 붉은 색 부분은 수주잔량에 해당됩니다. 
  • 환자 한명당 재고비용은 30,000원 이라고 하겠습니다. 직원 한명(인건비 150만원)이 환자 50명을 커버할 수 있으므로, 150만원/50명=30,000원/월 
  • 환자 한명당 수주잔량은 25만원이라고 하겠습니다. 환자 1인당 수입 (10,000원) * 25일 = 25만원/월 

현재와 같이 직원이 2명일 경우 연간 재고비용은 780만원, 연간 수주잔량은 88백만원이라고 하겠습니다. 

한편 직원을 3명을 확보할 경우 재고비용은 증가하고 수주잔량은 감소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직원수의 변화에 따른 재고비용과 수주잔량의 합이 변화를 하는데, 재고비용과 수주잔량이 최소화되는 지점이 수익이 최대화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화시키기 위해 직원 수에 따라 환자를 볼 수 있는 Capacity 가 변화한다고 가정했으나 현실에서는 의사 수, 의사의 노동량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을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국 이 원리를 통해 최적점을 찾는 것은 동일할 것입니다. 

네번째 방법은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한 계절변동성의 해소 방안입니다.
많은 리조트에서 스키장과 골프장을 같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인력을 겨울철에 스키장에 배치하고 여름에 골프장에 배치하는 등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소아과에서도 이런 아이템을 찾도록 노력하는 것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어떤 소아과 선생님은 ADHD아동들의 진료를 하기도 하고, 소아과 옆에 심리치료실을 만들어 놓은 곳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시도들이 스키장과 골프장의 포트폴리오 모델과 같은 이유로 설명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이템을 찾는 것이 어렵다면 계절성이 반대로 돌아가는 과와 같이 동업을 하는 것도 생각해볼만한 방법일 듯 합니다. 

이 글을 써 놓고 보니, 의사가 이런 고민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듧니다. 의사 선생님들이 의학 논문을 읽고 최신지견을 공부해서 진료의 질을 높이도록 노력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판에, 이런 경영적 노력에 힘을 나눠야 생존할 수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수가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4년 9월 14일 일요일

11. 제주 항공은 제주도 가는데 1만7천원 받아서 남을까?

요즘 제주도 가는 항공료가 1만 7천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 항공 등 이름도 생소한 저가 항공이 나오면서 가격 파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정도라면 직원들에게 생색도 낼겸, 직원 워크샵을 제주도로 가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한 듯 합니다.
아직 멀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영국에서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 가격이 3불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좀 더 기다리면 우리나라도 더 떨어지려나요?
이런 광경을 보면서, "과연 김포에서 제주까지 1만 7천원 받아서 수익이 날까?"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아마 손해가 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수익이 나더라도 아주 적은 수익이 날 듯 합니다. 항공사들은 왜 이렇게 손해를 보면서도 이런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을까요?
"고객 서비스를 극대화 해서 회사 이미지를 좋게 만들면, 결국에는 수익으로 이어진다?"
뭐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날다가 떨어지지 않을까?"
"정비는 제대로 하려나?"
저가로 항공료를 팔아서 회사 이미지가 올라가는 건 아닌 듯 합니다.
이들이 저가 항공료를 파는 것은 수익 극대화를 도모하기 때문입니다.
손해를 보는 가격으로 상품을 팔아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구요? 가능합니다.
항공사가 김포-제주 노선 운항권을 얻으려면 정부에게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김포-제주 노선은 주말에는 수요가 많으나 주중에는 수요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정부 입장에서는 주중에 수요가 적더라도 국가 교통 체계 상 일정 이상 항공편을 운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항공사들에게 항공 운항권을 줄 때 인기 있는 주말 운항권과 인기 없는 주중 운항권을 끼워팔기를 하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주말에 운행을 하기 위해, 수요가 없는 화요일 같은 시간에도 비행기를 띄워야 하는 것입니다. 주말에 이익을 보고 이로써 주중 손해를 메꾸는 형식이겠지요.
비행기가 한번 뜰 때 비용 구조를 생각해 봅시다.
아마 연료비가 가장 많이 들 것입니다. 추가로 정비비, 공항 이용료, 승무원들의 인건비 등이 들겠지요. 이들 비용은 승객이 적게 타건 많이 타건 상관없이 일정하게 드는 고정비 입니다.
물론 승객의 수에 비례해서 늘어나는 변동비도 있긴 합니다. 주스, 커피, 신문 등의 변동비에 해당될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변동비는 고정비에 비해서 매우 적을 것 같습니다.
경영을 할 때 비용은 크게 변동비와 고정비 두가지로 나눠서 생각하곤 합니다. 고정비는 상품을 많이 팔던 적게 팔던 상관 없이 일정하게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반면 변동비는 상품을 많이 팔수록 늘어나는 비용입니다. 예를 들어 식당을 운영할 때 임대료, 인건비  같은 것은 고정비이고, 음식 재료 같은 것은 변동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비즈니스는 고정비가 많이 드는 구조이고 어떤 비즈니스는 변동비가 많이 드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의 차이에 따라 비즈니스 의사결정이 크게 달라집니다. 
김포-제주 노선이 수요가 거의 없는 화요일 같은 날, 승객없이 빈 항공기를 띄운다면 손해가 매우 클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빈 비행기를 띄울 때 손해액이 1000만원이라 칩시다. 손해를 보더라도, 1만7천원이라도 받고 100명을 태운다면, 손해액이 170만원 줄어들은 830만원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비록 1만7천원이 수익을 날 만한 가격은 아니지만,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저가로 운영을 하는 것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비슷한 경우를 병원운영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얼마전 서울시의 한 시립병원이 환자를 진료할 때 "30분 이상 진료하기" 캠페인은 한다고 들었습니다. 환자를 위해서는 참 좋은 일이긴 한데, 오랜 저수가 정책 하에 허덕이는 우리나라 의료 환경상 꿈만 같은 일입니다.
이 병원은 어떻게 30분 진료가 가능할까?
시립 병원이니깐, 수익에 신경을 안쓰고, 환자를 위해 희생하는 것인가?
다른 의사들은 돈 버느라고 혈안이 되어 있는 반면, 어찌하여 이 병원만 천사같은 착한 병원일 수 있는가?
손해를 보더라도 세금으로 메꾸면 되니깐 널럴하게 진료를 보는 것인가?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사 한명의 인건비를 총 진료시간으로 나눠보면 분단위의 비용이 산출됩니다.
환자 한명당 진료비를 생각해 볼 때 3분마다 환자 한명을 보면 수익이 발생하고, 30분마다 환자 한명을 보면 손해가 발생할 수 있겠지요. 이 병원은 저가 항공 처럼 손해보는 상품을 팔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시립병원이라도 재정이 어려울 경우 무작정 세금으로 메꿀 수는 없습니다. 진주의료원처럼 적자가 누적되면 공공병원이라도 폐업될 수 있으니 공공 병원 경영진들도 수익을 생각하고 경영을 해야 합니다
이 병원이 30분 진료를 하는 것은 "현재 환자수가 적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병원의 의사의 월급은 환자가 적으나 많으나 일정한 고정비입니다. 마치 항공기의 연료비와 같은 성격이 강합니다. 어차피 고정비가 발생한다면, 놀고 있는 인력이나 장비는 손해가 나더라도 돌리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앞에서 저가 항공 사례에서 보았듯이, 손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이 병원 원장님은 상당히 경영적 마인드가 있는 분이셨습니다. 환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비슷한 사례가 다른 곳에도 있습니다. 피부과에 점을 빼러 가면, 점 한 개 뺄  가격으로 몇 개 더 빼주곤 합니다. 점 빼는 레이저 기기는 처음에 구매할 때 비용이 들지만, 이후 점을 점을 한 개 빼나 다섯 개 빼나 비용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변동비가 거의 없다면, 서비스 해줘서 고객을 기분좋게 해 주고, 입소문을 유도하는게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요양병원도 오픈하고 초기에, 텅 비어 있을 때는 자기부담금을 할인해서라도 환자를 채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환자가 차고 나면 이후로는 제대로 가격을 받아야겠지요.
위에서 예를 든 시립병원도 30분 진료를 통해 환자들에게 좋은 소문을 내는 것은 참 좋은 일인 듯 합니다.
좋은 소문을 듣고 환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면, 30분 진료는 더이상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정도 훌륭하신 경영진이라면, 그 때는 또 다른 가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서 환자들을 섬기실 것 같습니다.

2014년 9월 5일 금요일

10. 두분의 멘토에게 배운 영업

MBA 졸업반 시절, 골드만삭스 같은 투자은행, 메킨지나 베인 같은 컨설팅회사, 그리고 다국적 제약회사 마케팅 등을 두고 한창 좝서치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저는 영업이라는 것은 별로 안중에 없었습니다. 

그 때 저에게 영업이라는 것이 멋진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당시Johnson & Johnson 아시아-태평양 리젼 사장님으로 재임중이시던 장정훈 사장님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으로써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한국, 중국,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리젼을 총괄 지휘하시는 사장으로 계신 분이셨습니다. 한국인으로써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운 분과 인터뷰를 하는 영광스러운 자리였습니다

그 때 장정훈 사장님이 저에게 인생의 목표가 뭐냐고 물으셨고, 저는 "다국적 제약회사 입사해서 한국 사장이 되는 것." 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 때 장정훈 사장님은 저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 꿈을 크게 가져라. 지금은 한국 사장이 높은 자리인 것으로 여기겠지만, 그 위에 또 하나의 세계가 있다. 아시아-태평양 리젼이나 미국 본사에서 일 할 수 있는 커리어 패스가 있다.  
  • 네가 크게 성공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영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해라. 다국적 제약회사는 유능한 영업사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영업 경험이 필수적이다. 
  • 의사 출신인 네가 한국에서 의사들을 찾아다니며 영업을 하려면 좀 쑥쓰러울 수 있다. 미국에서 영업을 해라. 영어 실력도 많이 늘 것이다.

그 때만 해도 이 말씀이 얼마나 나에게 중요한 조언이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단지 영업하라는 소리가 섭섭하게 들렸습니다. 당시만 해도 저는 제약회사 영업사원 하면 의사들에게 가서 굽신거리고, 리베이트 주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고작 영업사원 되려고 전문의 따고, MBA 까지 공부했나? 친구들이나 부모님은 뭐라고 생각하실까? 저는 미련 없이 Johnson & Johnson 입사를 거절하고, 컨설팅 회사로 입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나서 한국 MSD (Merck)라는 제약회사로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가 제가 영업을 알게 된 두번째 기회였습니다. MSD 에서 제가 영업을 배운 분은 현재 미술품 경매회사인 K-옥션 대표로 계신 조정렬 상무님이십니다. 이분은 여성으로써, 제약회사 영업과 마케팅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분으로 당시 유명한 분이셨습니다.  

조정렬 상무님과는 미국 워싱톤에서 미국 정부 대상으로 로비스트 일을 하며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 인사와 저녁을 먹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상무님은 그날 저녁 3시간 정도를 화제를 주도하면서 대화를 하셨습니다. 저는 끼어들 수가 없었습니다. 영어 실력은 제가 그리 떨어지는 것 같지 않았는데, 무슨 차이였을까요? 그것은 화제의 풍부함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오고 간 대화 내용은 어찌보면 참 별것 아닌 내용들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샌프란시스코 여행갔을 때 날씨 이야기,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본 이야기, 그리고 쇼핑하는 이야기 등이었습니다.

저는 날씨, 공연, 쇼핑 이야기로 그렇게 재미있게 3시간을 채울 수 있는지,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저같으면 정치 이야기나 회사에 새로 들어온 여직원의 미모에 대한 이야기 정도라면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저뿐 아니라 우리나라 남자들은 대부분 그런 이야기로 대화를 채우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국제적인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정치 이야기, 여직원 이야기 같은 것은 금기입니다. 잘못하면 성희롱으로 망신을 당할 수 있는 예민한 소재입니다

날씨, 공연, 쇼핑 이야기는 상대를 자극하지 않을 안전한 소재이지만, 자칫하면 재미가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상무님을 관찰해 보면, 이런 소재의 얘기를 재미있게 하는 것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실제 뉴욕에 출장 갔을 때 상무님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공연을 하나 이상은 꼭 보곤 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저도 비슷한 노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연을 보려고 애쓰고, 쇼핑을 가서도 상품이 어떻게 진열되어 있는지 관심있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국제적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더 유리한 것 같기도 합니다. 상무님은 여중, 여고, 여대를 나오시면서 총 10년을 여학교를 다니셨습니다. 

대학 시절 사귀던 한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여자친구는 좀 성격이 이상했습니다. 여대 앞 카페에서 여자 친구들끼리 모이는 장소에 저를 꼭 데리고 가서 옆에 앉혀 놓곤 했습니다. 아마 다른 여자친구들 앞에서 머슴같이 부리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듧니다. 

그 때 그 카페에서 한 5시간 정도 앉아있었던 것 같은데, 지루해 견딜 수 없었습니다. 혼자 옆에서 책을 읽다가, 도대체 여자애들은 무슨 얘기를 하는가 궁금해졌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파마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파마의 세계가 그리 깊은지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말도 엄청 빨랐습니다. 맥락을 모르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었습니다. 

여학생들은 이런 가벼운 내용의 수다를 떠는 것이 익숙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남자들은 어려서부터 "말은 한번 내 벹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한번, 두번 생각하고 말을 내벹으라." 고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말이 없는 것이 진중한 사람으로 좋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주변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다국적 제약회사에서는 여자분들이 성공적으로 커리어패스를 쌓아나가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저는 그 분들의 핵심 능력이 언어능력이고 소통능력인 것 같습니다.  

글로벌 시대에서는 남자아이들도 말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훨씬 경쟁력이 있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입니다. 말을 일단 내 벹고, 후회하더라도, 언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 아들도 대화를 재미있게 주도할 수 있는 사람, 수다를 잘 떨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사업을 사고 있는 현재 저는 점점 제 자신을 영업맨으로 정의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고, 저와 있는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영업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리베이트 주고, 불법 자금 주고 하는 뒷거래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그 사람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영업입니다.
그런 영업 기술은 비즈니스 현장 뿐 아니라, 그냥 일상적인 인간관계도 풍요롭게 만드는 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영업을 하고 있는 현재가 즐겁고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2014년 8월 31일 일요일

9. 헌팅으로 갈고 닦은 회복탄력성

최근 기업가의 덕목 중 회복탄력성 (Resilience)이라는 단어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곤란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능력"이라고 누군가 정의했다고 합니다. 비슷한 말로 좌절 인내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대학생 시절 신촌에서 친구 두명과 맥주를 마시곤 했었습니다. 남자들끼리 맥주 마시다 보면 곧 심심해졌습니다. 젊은 치기에 밖으로 나가서 헌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가씨 한명씩 데리고 와서 술마시자. 지는 사람이 술값을 부담하자. 하는 식으로 내기를 하곤 했습니다.
나이가 마흔이 훌쩍 넘은 지금, 그런 젊은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당시 헌팅을 하면 저는 종종 성공해서 아가씨 한명을 데리고 들어오곤 했습니다. 친구 두명은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번은 그 친구들이 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도대체 헌팅할 때 무슨말을 하냐? 니가 그리 잘생긴 것도 아니요, 평소에 말빨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닌데. 신기하다."
당시 저도 제가 왜 성공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나중에 한참 세월이 지나서 정신과 공부를 하다가, 제가 성공하는 비결을 알았습니다.
아가씨들에게 다가가서 맥주 한잔 하자고 하면 아가씨들은 대부분 비슷한 대답을 합니다.
"딴데 가서 알아보세요."
제 비결은 그 말을 너무 잘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그 아가씨 말대로 다른 아가씨에게 가서 알아본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의 수작에 따라올 아가씨와 안따라올 아가씨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잘생기고, 돈도 많고, 학벌도 좋은, 이승기 같은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려고, 약속 장소로 열심히 걸어 가고 있는 아가씨에게 제가 무슨 멋진 감언이설을 한다고 저를 따라오겠습니까?

한편 오늘 할일 없어 심심해 죽겠고, 자신은 왜 남자친구가 없을까 한탄하는 허전한 아가씨들도 있습니다. 이런 아가씨들에게는 딱 한가지 허들만 넘으면 됩니다.
"내가 너무 쉽게 따라갔다가 쉬운 여자로 보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해결해 주면 됩니다.
그것을 해결해 주는 방법은 제가 불쌍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저 안따라가 주시면, 저 들어가서 선배님들에게 혼나요."

예를 들어 신촌에 걸어다니는 아가씨들 중 따라올 아가씨가 10% 라고 합시다. 제가 10명 이상에게 제안을 하면 그 중 한명은 걸려들겠지요. 

대부분의 남자들은 대학생 시절 한번 정도는 헌팅을 해 봅니다. 그러다 거절당하면 "그럼 그렇지. 내가 어떻게." 하곤 돌아서서 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아가씨에게 가서 또 수작을 걸곤 했습니다.

누구나 거절을 당하는 것은 아픈 경험입니다.
그런데 이 경험을 주관적으로 느끼는 정도는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너무 아프게 느끼지만 어떤 사람은 별것 아닌것으로 느낍니다.

사업을 하다 보니, 이 거절의 아픔을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두사람에게 영업을 하다 실패했습니다. 밤이 되니 쬐금 기분이 우울해집니다. 
"친한 사람에게 괜한 부담을 주었나?"
"얘기 안꺼낼 걸 그랬나?"
우울해진 마음에 집에 와서 와인 한잔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내일 또 다른 사람에게 영업을 하려고 합니다. 과거에 신촌에서 한 아가씨가 저에게 했던 말을 잘 들으려고 합니다.
"딴데 가서 알아보세요."
세상에 제 영업을 받아줄 사람은 어딘가 있겠지요. 제가 아직 못 만났을 뿐입니다. 그 확률이 얼마나 될 지 모르지만, 만날 때 까지 하면 성공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제 인생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왜냐하면 성공할 때 까지 하니깐요.

이렇게 생각해 보니 대학생 시절 연애라는 것이 참 많은 것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듧니다.
사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원들이 제 맘 같이 움직여 주어야 하고, 고객들이 제 정성을 알아주어야 합니다. 절실한 것이 리더십이고, 리더십의 핵심이 "직원의 마음,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듧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려는 노력을 가장 많이 할 때는 연애할 때 입니다. "저 사람이 나를 보고 웃은 것이 과연 나에 대해서 관심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그냥 내가 우스꽝스러워서일까?"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잠을 못 이룰 때가 대학생 때 연애할 때 입니다.

이런 고민을 많이 해 본 사람이 리더십이 생기고 영업 능력이 생기는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우리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면 연애 많이 하라고 시키려고 합니다. 착실한 아이들보다 연애하느라고 열병을 앓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4년 8월 24일 일요일

8. 어색해도 일단 아부... 영업은 위대하다.

아들에게 배우는 영업 기술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제 아들은 아부를 잘 합니다. 제가 볼 때 이것은 천성적으로 타고 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동네 형들이 딱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면, "우와, 형 짱이다. 딱지 어떻게 이렇게 많아?" 하면서 감탄을 하곤 합니다. 형들이 으쓱해집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동네 형들에게 이쁨을 받습니다. 학교에서 동네 형들이 항상 챙겨주니 맞고 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한번은 제 아들을 데리고 골프연습장에 갔습니다. 한참을 제가 치는 것을 보더니, "우와 아빠 짱이다." 라고 아부를 날렸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저는 온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뒤땅을 치고 말았습니다. 아들에게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꽤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깨달았습니다. 제 아들이 저에게 없는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저는 선천적으로 시기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나이가 40이 훌쩍 넘은 지금도 철이 덜 들어서인지, 남이 나보다 잘 하는 것을 보면 시기심이 생깁니다. 제 아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남이 뭔가 잘 하는 것을 보면 자기가 신이 나나 봅니다

지금 저도 나이가 들고 사업을 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얘기를 해 주어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항상 칭찬을 해 주어야 좋은 직원들이 제 곁에 오래 붙어 있습니다. 거래처 분들을 만나도 기분좋은 얘기를 해 주어야 영업이 됩니다.

지금 제가 다른 분들을 칭찬해 주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선천적으로 시기심 많고 경쟁심 많은 사람인데, 이런 천성을 억누르고 남을 칭찬을 하다 보니, 뭔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듯 합니다. 그렇게라도 노력하니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부하는 실력이 서서히 늘기는 하더군요.

그러나 우리 아들은 그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선천적으로 타고 났기 때문입니다. 제 피 보다는 제 아내의 피를 받은 것 같습니다. 제 아내는 경쟁심 같은게 없는 사람입니다. 그냥 좋은게 좋은거라는 식으로 널럴하게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게 저는 가끔씩 못마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성격이 인생을 살면서 적을 안만들고, 사람들을 모으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사업을 하다 보니 영업이라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아니 영업이 전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영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부를 잘 하는 것입니다. 아부라고 하면 어감이 뭔가 나쁜 것 같지만, 사실 남을 칭찬하는 일입니다. 그 사람을 기분 좋게 해 주고, 그래서 서로 호의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은 세상을 살아가는 자산인 듯 합니다

MBA 탑스쿨들이 가르치는 과목을 살펴보면, 중요한 한가지가 빠져있습니다. 영업(Sales) 입니다. 마케팅, 재무, 인사, 조직, 오퍼레이션, 회계 등등 경영의 중요한 과목은 다 다루는데, 가증 중요한 영업은 정작 커리큘럼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사업이라는 것이 비용을 써서 매출을 올리고, 매출에서 비용을 뺀 수익을 남기는 것입니다. "수익 = 매출 - 비용" 의 공식이 중요합니다. 이 공식에서 살펴보면, 수익을 올리는 방법은 딱 두가지입니다. 매출을 올리거나, 비용을 낮추거나.

매출을 올리는 과정은 마케팅과 영업입니다.
우리가 회사 내부에서 하는 재무, 인사, 조직관리, 재고관리, 생산, 구매 등등은 비용을 쓰는 과정입니다.
결국 MBA 탑스쿨들은 비용을 효과적으로 쓰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케팅은 매출을 올리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매출을 올리는 핵심 영역이라기 보다는, 영업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은 영업활동을 지원하는 활동입니다. 결국 매출을 올리는 가장 중요한 활동은 영업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영업을 MBA 탑스쿨에서 소홀히 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아마 영업을 하찮게 여기는 문화 때문인 듯 합니다. 사실 우리 문화에서도 영업 하면 보험회사 영업사원을 떠올리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척이나 친구가 보험 영업을 할 때 그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보험 상품을 억지로 가입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영업 사원 하면 뭔가 아쉬운 소리를 하는 사람, 연락이 오면 만나지 않고 피해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이 박혀 있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러나 영업은 비즈니스를 영위하는데 있어서 가장 위대한 일입니다.
매출을 올리는 가장 최전선의 역할입니다. 영업에서 매출을 올려야 그 돈으로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월급을 받고, 모든 구매처들이 납품을 하고, 국가에 세금을 내고, 남는 돈을 투자자들이 이익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아들이 아부를 잘 하는 천성이 부럽습니다. 아부를 잘 하는 천성을 잘 활용해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훌륭한 영업 스킬을 개발해서 저보다 몇 배 훌륭한 비즈니스맨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돈 많이 벌어서 효도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구요. 

제가 생각하는 몇 가지 영업 팁을 소개합니다.

1. 좋은차 타는 것은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사람은 시기심이 있게 마련입니다. 자신보다 좋은 차를 타고 나타나는 사람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우는 놈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나쁜 차를 타는 것도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기왕 사귄다면 없어 보이는 사람보다는 품위 있는 사람을 사귀고 싶은게 인지 상정입니다.

2. 어색하더라도 아부를 일단 하는게 좋습니다. 아부를 하는 사람 쪽에서는 아부같아서 어색하지만,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조직을 운영해 봐서 아는데, 직원들이 아부를 하면, 이거 아부인줄 알면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고객도 마찬가지일 듯 합니다.

3. 아부를 세련되게 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진정성 있는 칭찬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관찰력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누가 봐도 그 사람이 잘 하는 것, 그런데 그 사람이 자신이 잘하는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콕 집어 얘기해 주시면 효과는 배가됩니다. 예를 들어 "상무님, 프리젠테이션 하실 때 손동작이 상당히 절제되어 계시면서도 강렬한거 아세요? 멘트도 훌륭하시지만, 손동작이 프리젠테이션 효과를 배가 시키는 거 같아요." 라는 식으로.

4. 시시콜콜한 날씨 이야기, 공연 본 이야기, 쇼핑 이야기 등을 재미있게 2시간 이상 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정치 얘기나 성적인 농담 같은 것은 피하는게 좋습니다. 웃긴 얘기를 하려고 괜히 성적인 농담 같은거 하다가는 커리어가 한방에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2014년 8월 12일 화요일

7. 맥도널드는 장난감, 네이버는 네티즌을 판다

7. 맥도널드는 장난감, 네이버는 네티즌을 판다

오늘 아침부터 아이들이 맥도널드에 가자고 졸랐습니다. 하루종일 조르기에 저녁 무렵 아이들을 데리고 맥도널드에 갔었습니다. 아이들은 해피밀 세트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 포함된 세트)를 골랐습니다. 맥너겟과 감자튀김, 그리고 그래곤길들이기 영화의 캐릭터로 만든 장난감을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서 저는 맥너겟을 먹었고, 아이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애들 엄마가 "예들아, 아빠가 맥너겟 다 먹는다. 너희들 안먹니?" 라고 하자, 애들은 "우리는 그거 안먹어요." 라며 장난감 가지고 놀기 바빴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음식이 주, 장난감이 부가 아니라, 완전히 정반대였습니다. 장난감을 사기 위해 맥도널드를 찾아간 것이고, 햄버거는 덤으로 어온 것이었습니다.



과거 MBA 시절, 컨설팅 회사 입사를 준비하면서, 컨설팅 회사들에 관한 리서치를 하던 시절 재미있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유명한 컨설팅 회사가 맥도널드를 컨설팅하면서 "당신네들은 앞으로 햄버거 가게가 아니라 장난감 가게라고 생각하라." 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푸하하하 웃었습니다. 참 컨설턴트 들은 황당한 얘기를 하는구나. 그런데 지금 그얘기가 현실로 나타나 있습니다.

많은 비즈니스에서 표면적인 상품이 본질적인 상품이 아닌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뉴욕 맨해턴을 관광하다 보면, 서울 시내처럼 공공 화장실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하철 화장실도 티켓을 사지 않고는 이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신 뉴욕에서 공공화장실 역할을 하는 곳은 스타벅스 매장입니다.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스타벅스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 나오면서 들른김에 커피 한잔을 들고 나오는 것입니다. 고객들은 커피를 사러 들어간 것이 아니라 화장실을 사용하러 스타벅스에 들른 것이다.

스타벅스는 자신들은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판다고 우깁니다. 그들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공짜 와이파이를 제공하면서 고객들이 앉아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한다고 우깁니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다 헛소리 입니다. 그들의 본질적인 상품은 화장실입니다.

분당 수내역에 제가 좋아하는 페삭이라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철판구이 전문점인데, 테이블이 딱 한개 있습니다. 하루에 손님을 6시, 8시, 딱 두 팀 받습니다. 요리사는 달인 프로에 나올 정도로 칼로 묘기하는 솜씨가 대박입니다. 그정도 맛에 그정도 재주면 테이블을 좀 더 늘려도 좋으련만, 그 주인장은 테이블 하나만을 고집합니다. 들어가면 딱 5평 정도의 작은 공간이 우리만을 위한 공간입니다. 그러다 보니 예약을 하려면 한달 전에 해야 합니다. 제가 이 곳을 잘 이용하는 이유는 고마운 분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특별히 접대를 할 때입니다. 여기를 모셔가면 누구든지 감동을 받습니다.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나봅니다. 접대 효과 만점인 공간입니다.

페삭은 "철판 요리"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접대 했다는 느낌"을 파는 곳입니다. 저는 그곳에 철판요리를 먹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접대하기 위해 갑니다.


네이버는 무엇을 누구에게 파나요? 쉽게 생각하면 "검색 서비스"를 "네티즌"에게 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한단계 뒤집어 생각해 봅시다.
네티즌들은 네이버에 검색을 하면서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네이버에게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은 광고주들입니다. 광고주들이 비싼 광고료를 네이버에 지불하는 이유는 검색을 하기 위해 네이버에 접속하는 네티즌들의 수(트래픽)가 많기 때문입니다. 트래픽이 많으면 많을 수록 광고주들은 네이버에 많은 돈을 내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러니 네이버는 검색의 품질을 높여 검색 이용자 수를 늘리려고 노력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네이버의 고객은 광고주이고, 네티즌은 네이버의 상품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검색 서비스를 잘 개발해서 네티즌들이 네이버에 접속을 많이 하게 한 다음 도매급으로 광고주들에게 팔아넘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의 본질적 상품은 네티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여러분들은 네이버의 고객이 아니라 상품이었습니다. 당한 것이지요. 약올라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을 예로 들어봅시다. 요양병원은 무엇을 파는 곳일까요? "수준높은 의료 서비스"를 팔수도 있고, "치매 환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서비스"를 팔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호텔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효도한다는 명분"을 파는 곳이라고 정의해 보려고 합니다.

많은 경우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시고자 하는 자식들은 평생 자신들을 위해 희생해온 부모님을 끝까지 집에서 모시지 못하고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치매가 있는 어르신의 경우 집에 모시다 보면 행동 증상이 나타나면서 피해의식, 불안증, 우울증 등의 증상을 같이 가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어르신이 병원에 입원하여 제대로 된 의학적 약물치료 및 인지치료를 받으시면 꽤 호전되곤 합니다.

이런 경우 환자 본인도 집에서 지내시는 것보다 요양병원에 입원하셔서 치료를 받아 편안하게 지내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보호자 편하라고 입원시키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위해서 입원시키는 셈입니다. 이 내용을 보호자들에게 설명해 주는 것이 그들의 죄책감을 덜어주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저같은 경우 치매 어르신을 입원시킬 때 가능하면 가족이 다 모이도록 합니다. 그리고 어르신을 입원시키는 것이 자식들 편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볼 때도 어르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설명드립니다. 결국 입원시키는 것이 효도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셈이지요.

효도한다는 명분을 판다고 정의할 때 요양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입니다. 예를 들면 산좋고 물 좋은 산속에 위치한 것 보다는 도심에 위치한 요양병원이 좋은 점이 있습니다. 가족들은 부모님을 산 속에 입원시킬 때는 할 때는 자신들이 부모님을 방치한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도심 근처, 직장 근처에 입원을 시킨다는 것은 항상 찾아뵙고 돌봐드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가적으로 생각해 볼 것은 가족과 환자들이 같이 하는 음악회 같은 행사를 기획한다던가, 환자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보호자들에게 업데이트 해 준다던가, 환자와 가족이 수시로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한다던가 하는 방법들이 있을 겁니다.

제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상품이나 고객을 그동안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정의할 때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게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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